모든 덱에는 장단점이 함깨 존재합니다. 역대급 사기 덱이었던 자군야포드루이드 조차 제압기와 광역기의 부재로 필드 역전이 어렵다는 커다란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기 덱이라도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군야포 드루이드가 사기 덱이라고 평가받던 이유는 장점이 단점을 덮고도 남을 만큼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짝수 흑마법사가 패치 이후에 쓰이게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모든 홀짝 덱이 그렇듯 명확한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현재 메타에서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짝수 흑마법사의 단점은 강력한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흑마법사의 강력한 카드는 대부분 짝수이기는 하지만 공허 군주나 만아리같은 홀수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큰 패널티입니다. 큐브 흑마법사나 컨트롤 흑마법사에 사용되었던 대표적인 홀수 카드들은 만아리, 공허 군주, 바위언덕 수호병, 필멸의 고리 정도가 있습니다.

장점은 리스크가 적다는 것입니다. 컨트롤 덱임에도 불구하고 손패가 말리지 않도록 덱을 구성해놓았습니다. 2코 하수인이 큐브 흑마법사에 비해 많으며 4코 힐카드도 들어가는 등, 배후자나 탈다람 같이 수동적인 카드를 거의 넣지 않았기에 일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1코스트 짜리 영능이 짝수 흑마법사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신비한 지능이 3코 2드로라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1코 1드로는 정말 가치 있는 영능입니다. 짝수 흑마를 플레이하면 대부분 홀수 코스트에 영능을 섞게 되는데, 이를 통해 다른 덱에 비해 원하는 카드를 찾아내는 편입니다.

밸런스 패치 전에는 단점이 치명적이었습니다. 공허 군주를 못쓰는 컨트롤 계열 흑마법사 덱은 크게 매리트가 없었어요. 짝수 흑마법사처럼 2코 도발이랑 힐카드 잔뜩 넣고 돌리는 것보다 졸개-서약으로 공허 군주를 불러오는 것이 어그로 덱을 더 잘 막았으니까요. 하지만 졸개와 서약이 너프 되고나서 큐브 흑마가 가졌던 장점(졸개-서약 콤보로 공허 군주를 낼 수 있다)는 작아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짝수 흑마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선수들의 손을 거쳐 현재 덱빌딩이 거의 끝난 단계입니다.

큐브 흑마법사와의 차이점

큐브 흑마와 짝수 흑마 모두 컨트롤 흑마법사 계열이고 크게 보면 비슷한 덱이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조금은 다른 덱입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거인 흑마법사와 짝수 흑마법사의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하며 큐브 흑마법사는 기존에 없던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대회에서 가져오는 흑마법사 아키타입을 보면 짝수 흑마법사와 큐브 흑마법사가 반반 섞여있는데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따라 덱의 선호도가 다른 경향이 많습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암네시악이나 스탠시프카같이 예전부터 게임을 해오던 플레이어들이 짝수 흑마법사의 선호도가 더 높더라고요.

짝수 흑마법사는 카드로 사기를 치고 큐브 흑마법사는 콤보로 사기를 칩니다. 짝수 흑마법사는 기본적으로 일관된 파워 레벨을 가진 덱입니다. 3턴에 산악 거인을 내거나 4턴에 4/10 스텟의 황혼의 비룡, 갈고리 약탈자를 7/7스텟으로 내는 등 단일 카드를 강하게 내는 것이 짝수 흑마의 가장 강한 플레이입니다. 반면 큐브 흑마법사의 밸류는 사기적으로 높습니다. 마녀의 시간을 2장 쓰는 도발 드루이드조차 버거워할 정도로 밸류가 높은 덱입니다. 큐브 흑마법사는 콤보적인 요소를 통해 사기를 치는 덱이기에 짝수 흑마법사보다 밸류 포텐셜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잘 풀린 큐브 흑마는 공수가 완벽한 덱입니다. 공격은 둠가드로 하고 수비는 공허 군주로 하면 되는 덱이니까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패가 꼬이기 쉬운 덱이고 막상 플레이를 하다 보면 말리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덱이죠. 반대로 짝수 흑마법사는 로우리스크-로우리턴 덱입니다. 사기친다는 느낌이 딱히 없어요. 잘 풀려봐야 3턴에 산악 거인을 내는 것인데 큐브 흑마법사에 비해서 확실히 약한 플레이입니다. 그 대신 패가 말려도 어찌어찌 게임을 풀어갈만하다는 것이 짝수 흑마법사의 장점입니다. 미친듯한 사기는 못 쳐도 매 턴, 매 판 비슷한 파워 레벨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짝수 흑마법사의 특징입니다.

VS 어그로전 멀리건 및 운영 팁

필수 : 모독, 단단한 딱정벌레, 야비한 소악마, 파멸의 예언자

모독은 사기 카드이기에 잡고 갑니다. 운고로 때 암울했던 컨트롤 계열 흑마법사가 다시 쓰이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2코 하수인들은 시간을 벌어주는 카드입니다. 어찌 되었건 어그로 덱을 상대할 때 모독이나 지옥의 불길로 한번 필드 클리어를 하고 산악 거인이나 황혼의 비룡 같은 카드들로 필드 압박을 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플레이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주문석

어그로 상대로 필요한 카드이긴 하지만 단일 카드만 잡고 가기는 부담됩니다. 모독이나 단단한 딱정벌레 같은 초반에 안정적으로 버텨줄 수 있는 카드가 잡혔거나 야비한 소악마나 지옥의 불길같이 주문석을 강화 할수 있는 카드와 함께 잡혔을 때 들고 갑니다.

공포의 지옥불 정령

쓸만한 짝수 악마가 없어서 억지도 넣은 카드지만 홀수 기사에게는 좋은 효율을 보여줍니다. 짝수 흑마가 어그로 덱을 잘 막는 편이기에 6코스트 카드를 잡고 갈만한 여유가 있습니다. 각은 언제든지 나오기에 잡고 간다면 손해 볼 일은 없는 카드입니다.

VS 컨트롤전 멀리건 및 운영 팁

필수 : 산악 거인, 황혼의 비룡

컨트롤 덱을 이기게 해주는 카드 2장입니다. 짝수 흑마는 큐브 흑마법사처럼 밸류가 무한대로 나오는 덱은 아니기 때문에 한번 템포를 잡고 스노우볼을 굴려야 합니다. 대부분 3턴 산악 거인이나 4턴 황혼의 비룡을 통해 스노우볼을 굴리며 그 이외의 턴은 갈고리 약탈자를 제외하면 스노우볼을 굴릴 정도로 강한 플레이를 하기 힘듭니다.

리치왕

두억시니 주술사를 상대할 때 들고 갑니다. 두억시니 주술사와의 매치에서는 짝수 흑마가 초반에 최대한 압박을 넣고 이를 통해 게임을 이기는 것이 승리 플랜입니다. 갈고리 약탈자는 7/7스텟으로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정말 산악 거인과 황혼의 비룡 압박을 통해서 이겨야 합니다. 하지만 초반에 필드 전개한 산악 거인이나 황혼의 비룡이 사술이나 대지 충격에 의해 쉽게 잡히는 경우 게임이 급격히 두억시니 주술사에게 기울어지집니다. 그렇기에 두 번째 플랜으로서 리치왕을 잡고 가며 리치왕이 바로 제압된다고 하더라도, 리치왕이 가져다 준 카드로 역전을 노릴 수 있습니다. (대규모 판도화로 필드를 강화하거나, 죽손으로 두억시니 혹은 콤포 파츠를 훔쳐오거나)

테크 카드(외눈깨비, 흑기사, 수액)

대부분의 테크 카드는 드루이드를 카운터 치기 위해 사용됩니다. 현재 메타의 중심이 드루이드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것 같네요. 도적을 상대할 때 수액은 무조건 들고 갑니다. 사실 미라클 도적 상대로 칼을 깨는 것은 의미 없는 플레이였으나 폭력배의 등장으로 미라클 도적의 무기를 파괴하는 것이 가치 있는 플레이로 변화하였습니다.

상성 및 대처법

VS 도발 드루이드

컨트롤 덱을 상대할 때 홀수 도적처럼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홀수 도적이 3턴에 강한 하수인(테러닥스, 폭력배)를 내고 이를 스노우볼 굴리듯, 짝수 흑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발 드루이드가 짝수 흑마법사를 상대할 때 절대로 흑마법사의 본체를 때리면 안됩니다. 어차피 본체 압박을 통해 이기는 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갈고리 약탈자 7/7각을 주지 않기 위해 2턴 영능조차 흑마 본체에 데미지를 안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짝수 흑마법사가 꾸준히 영능을 눌러줘서 자기 스스로 갈고리 약탈자 각을 만들어야 합니다. 최대한 홀수 턴에는 무조건 영능을 눌러주고 짝수 흑마의 강력한 타이밍(산악 거인, 황혼의 비룡, 7/7갈고리 약탈자, 죽음의 기사)에 카드 아끼지 말고 최대한 압박을 해주도록 합니다. 큐브 흑마법사 같은 경우, 도발 드루이드와 탈진전에서 이길만한 밸류가 있지만 짝수 흑마는 탈진전에서 절대 이길 수 없기에 탈진전을 고려하지 말고 계속 탭 하면서 달려주는 게 대개 좋습니다.

VS 미라클 도적

4체력을 처리하기 어렵기에 불리한 매치입니다. 2턴에 하수인을 내는 것과 주문석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짝수 흑마법사가 카드 한 장만으로 상대 미라클 도적의 3턴 폭력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2턴에 하수인을 깔아줘서 상대방의 플레이를 제한해야 초반에 게임이 터지지 않습니다. 또한 가젯잔이나 냉혈이 발린 하수인을 주문석말고는 잘라주기 어렵기 때문에 주문석을 초반부터 핸드에 잡고 가서 최대한 빠르게 강화시켜야 합니다. 3턴 산악 거인은 정말 강한 플레이이긴 하지만 4턴-동전 식인꽃 때문에 후공일 때만 잡고갑니다.

VS 두억시니 주술사

짝수 흑마법사가 3턴 산악 거인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덱이기에 사술을 맞으면 게임을 풀어나가기 어렵긴 합니다. 그래도 두억시니 주술사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짝수 흑마법사가 조금은 유리한 매치입니다. 사술은 효과적인 제압기이긴 하지만 화산은 맞을만 합니다. 5마나를 소모하고 다음 턴에도 2마나 과부화를 얻기 때문에 딱히 효율적인 제압기라고 할 수 없어요. 경험상 사술을 한 번만 맞으면 이기고 두 번 맞으면 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억시니 주술사가 컨트롤 카운터 덱이긴 하지만, 짝수 흑마법사의 카운터 컨트롤 카드를 잘만 활용한다면 필드 압박으로 승리가 가능한 매치입니다. 현재 대지 충격이 두억시니 주술사에 일반적으로 들어가기에, 황혼의 비룡까지도 멀리건에서 제외한 채 산악 거인을 찾는데 집중합니다.

추천 덱리스트

작년 HGG 체코 국가대표팀을 원맨 캐리로 우승시킨 StanCifka의 짝수 흑마법사입니다. 메타에 영향력이 있는 선수이다 보니 짝수 흑마법사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도발 드루이드를 상대하기 위해 다소 옛날 카드인 외눈깨비를 넣었습니다. 외눈깨비가 미라클 도적의 냉혈도 태우지만 미라클 도적 상대로 외눈깨비를 낼만한 턴이 없기 때문에, 외눈깨비는 사실상 도발 드루이드 전용 저격 카드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덱입니다. 외눈깨비로 게임을 길게 바라보기보다 흑기사로 템포를 잡고 빠르게 도발 드루이드를 압박하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도발 드루이드가 8~9턴에 내는 큰 하수인을 한번 잘라주고 이를 통해 얻은 템포 이점을 통해 빠르게 끝낼 수 있습니다. 흑기사가 도발 드루이드를 상대할 때 말고는 딱히 각이 잘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래더에 도발 드루이드가 워낙 많기에 쓸만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