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한돌2019-04-14 17:14:29

<하스스톤> 통계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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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은 정보를 낳는다. 우리는 이 표본을 통해 귀납적인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한다. 그러나 각각의 표본이 제공하는 정보는 매우 불규칙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표본을 모아 하나의 집단을 구성하고 그 집단을 통계로 명명한다. 우리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든, 다른 사람의 게임을 지켜보든 하스스톤을 경험하면서 자연히 하스스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간다. 그러나 이는 적은 표본을 토대로 하기에 부정확할 수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같은 경험에서도 편향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통계를 찾는다. 통계는 메타의 양상을 설명하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다.


그러나 통계가 정확하다는 것은 통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 하스스톤의 최대 통계 사이트인 비셔스 신디케이트에서 열람할 수 있는 주간 리포트에는 많은 유저의 기여로부터 완성된 통계와 더불어 통계 분석가의 장문 코멘트가 포함되어 있다. 통계는 어디까지나 평가를 도울 자료일 뿐 평가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자 하는 하스스톤 플레이어는 통계보다는 본문과 비셔스 신디케이트가 선정한 메타 브레이커 항목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비셔스 신디케이트가 제공하는 코멘트는 한정적이다. 하스스톤과 통계 자료에 어느 정도 숙련되면 스스로 통계를 분석하고 또 다른 평가를 내려볼 수도 있다. 이때 비셔스 신디케이트의 코멘트는 정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비셔스 신디케이트는 다수의 전문가가 모인 집단인 만큼 평범한 뇌피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신뢰성을 자랑한다. 그래서 혹자는 개인의 통계 분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통계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도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는 하스스톤 실력에 직결되지는 않는다.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는 것과 하스스톤을 분석하는 것은 다른 분야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잘하는 아이와 악기를 잘 연주하는 아이가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달리기와의 공통분모가 많은 축구를 잘하는 아이가 이길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악기를 잘 연주하는 아이가 축구를 잘하는 아이보다 달리기를 잘할 수도 있다. 축구를 잘하는 아이가 민첩성보다 힘과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면 악기를 잘 연주하는 아이보다 축구는 잘하지만 달리기는 못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하스스톤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스스톤을 잘할 확률이 높고, 실제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실력도 늘어가지만 그것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통계를 분석할 시간에 하스스톤을 한 판이라도 더 플레이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구태여 통계를 분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 과정이 무척 재미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의 큰 흐름을 읽으면서 하스스톤을 보다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도 있고, 가루가 넉넉치 않은 플레이어라면 효율적인 투자로 미래를 대비하기에도 좋다.




이 글에서는 통계를 분석할 때 숙지해야 할 통계의 구조를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려고 한다.


하스스톤의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는 픽률과 승률이다. 우리는 이 자료, 그리고 통계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픽률이 높다고 해서 강한 덱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승률이 높다고 해서 강한 덱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픽률과 승률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강한 덱'을 단순히 현 메타에서 높은 승률을 거두는 덱으로 정의한다면 어쩌면 승률이 절대적인 지표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언급한 강한 덱은 덱 파워, 즉 덱의 본질적인 힘이 강력한 덱이다. 마찬가지로 덱 파워는 실생활에서는 덱의 승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학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메타를 비롯한 각종 조건을 배제했을 때 그 덱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의미한다. 메타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진공의 정의는 모호하지만 우리는 직관을 통해 어느 정도의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


가령 픽률 20%, 승률 53%의 A 덱과 픽률 5%, 승률 53%의 B 덱이 있다면 승률은 같지만 A 덱은 픽률이 높은 만큼 메타에서 많은 견제를 받고 있기에 덱 파워는 B 덱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반면 B 덱은 A 덱이 카운터를 맞고 있는 혼란을 틈타 카운터 덱을 카운터 치기 위한 일반적인 픽으로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강한 덱을 플레이해 승리를 거두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어느 덱을 선택해도 무관하지만 너프 대상으로는 덱 파워가 강한 A 덱을 지목해야 한다.


특히 하스스톤은 메타 포지셔닝이 매우 중요하다. 마녀숲 초기 미라클 도적은 퀘스트 도적에 밀려 픽률이 급감했다. 다양한 직업을 플레이하기 위해 이미 퀘스트 아키타입으로 플레이한 도적 대신 다른 직업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통계는 그 이상의 정보를 말하고 있었다. 퀘스트 도적이 늘어감에 따라 미라클 도적은 픽률뿐 아니라 승률까지 뒤처졌다. 메타가 퀘스트 도적의 높은 덱 파워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차라리 퀘스트 도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비교적 덱 파워가 낮은 미라클 도적을 기준으로 카운터 픽이 등장하면서 미라클 도적이 높은 승률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퀘스트 도적이 강한 카운터를 맞으면서 유사한 상성 구조를 가진 미라클 도적까지 동시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해 각 아키타입의 승률이 50%에 가까워지고(다만 아키타입의 승률이 50%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은 플레이어의 실력을 비롯한 외부 요소의 개입이 주된 이유다.) 메타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다. 템포 법사와 퀘스트 도적은 극단적인 상성 구조의 수혜자로, 덱 파워가 늘어나면 하드 카운터를 면치 못하기에 높은 승률을 기록하기 어려우나 덱 파워가 줄어들어도 메타가 유리하게 변하면 언제든 카운터 픽으로 부상할 수 있기에 오랜 기간 수많은 컨트롤 덱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반면 큐브 흑마는 마녀숲 초기 파워 디플레이션이 일어난 메타에서 유례 없는 덱 파워를 기록했지만 각종 침묵 카드에 취약해 올타임 반열에서 밀려났다.


그렇다면 어느 덱이 다른 덱보다 픽률과 승률이 모두 높다면 덱 파워를 확신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여기에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덱 파워는 부족하지만 해당 덱이 실력자 사이에서 유행해 높은 승률을 기록하거나, 덱 파워는 강력하지만 난이도가 높아 낮은 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 만약 표본이 부족하다면 자료의 신뢰성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이처럼 통계 분석에는 종합적인 기술이 요구되며, 방대한 정보를 논리적으로 읽어내는 데 성공하면 비로소 통계에서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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