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한돌2019-03-19 20:22:25

<하스스톤> 카드를 평가할 때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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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드의 효율은 상징성이 아닌 가성비에 따라 결정된다.


로데브는 로우 리스크로 효율적인 필드 압박을 이루어내고, 상대의 플레이를 완전히 꼬이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마저 갖춘 희대의 사기 카드다. 반면 완전히 같은 특수 능력을 가진 비난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로데브는 특수 능력을 제외하더라도 5코스트 5/5의 강력한 하수인이다. 따라서 특수 능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무난하게 필드를 맞춰갈 수 있다. 하지만 비난은 특수 능력이 무의미하게 소모되면 카드 1장과 2마나를 그대로 헌납해야 한다.


로데브의 5코스트 5/5 스탯은 독보적이지 않고, 비난은 로데브의 특수 능력이 가지는 메리트를 완전히 흉내낼 수 있다. 그러나 비난은 로데브의 성능을 흉내내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로데브가 비난보다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로데브의 사기성이 '상대의 카드 사용을 방해한다는 것만으로도 로데브는 사기 카드다.'라는 설명에 의해 증명될 수 있다면, 비난 역시 로데브와 마찬가지로 사기 카드여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6코스트의 원한 맺힌 소환사는 준수한 성능을 가진 강력한 미드레인지 하수인이었다. 원한 맺힌 소환사를 사용하기 위해 빅스펠 사제와 드루이드가 성립되었으며 짧은 기간이나마 메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때 '원한 맺힌 소환사는 기존의 하수인과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스탯을 가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원한 맺힌 소환사의 사기성은 증명된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원한 맺힌 소환사가 7코스트로 너프되자 빅스펠 아키타입은 메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빅스펠 드루이드만이 옛영광을 잊지 못하고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결국 예능덱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너프된 원한 맺힌 소환사 역시 7코스트 4/4+12/12(8/8) 카드다. 여전히 동코스트 카드와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스탯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간과되었던, 덱의 주문 구성을 제한하는 사용 조건이 너프된 코스트와 맞물려 참담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원한 맺힌 소환사의 카드 컨셉이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너프 전의 원한 맺힌 소환사는 가성비가 유리하게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반드시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카드 컨셉은 전무하다. 언젠가 태양지기 타림의 특수 능력을 베낀 주문이 출시되어도, 그 카드가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태양지기 타림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고 지나치게 무겁다면 비난이 걸어갔던 길을 그대로 밟고 말 것이다. 카드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카드 컨셉만을 두고 '이 카드 컨셉은 사기일 수밖에 없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코스트, 스탯, 능력을 기존의 카드와 비교해 구체적인 가성비를 도출해 내야 한다.


7. 카드의 단일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어울리는 덱이 없다면 쓰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하스스톤의 플레이 양상이 단순한 하수인 싸움에서 서로의 승리 플랜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으로 변모함에 따라 자연히 일어난 현상이다. ​과거에는 단일 성능이 뛰어난 카드가 메타를 주도했다. 그래서 박사 붐, 티리온 폴드링과 같이 코스트 대비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카드가 사기 카드로 지목되었다.(6번 항목에 언급한 가성비와는 다른 의미다. 6번 항목의 가성비는 덱 적합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지표이고, 이 문장의 가성비는 단순한 코스트 대비 필드전 능력이다.)


그러나 이 두 카드는 물론 뒤늦게 출시된 고코스트 필드전 카드는 메타에 발을 편하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홀짝 아키타입은 하스스톤의 카드 절반을 제한하는 구성 조건과 미드레인지 형태의 구조로 무난하고 강력한 하수인을 요구했지만, 까마귀의 해에 걸친 나머지 아키타입은 대개 무난한 중립 카드보다는 다소 뒤처지더라도 덱 컨셉에 걸맞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제 메타 진출을 노리는 카드는 단일 성능은 물론 덱 적합성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특정 메타에는 오히려 덱 적합성이 더 중요시될지도 모른다.


다만 퀘스트와 죽음의 기사 카드가 야생으로 향하고 파워 인플레가 걷히면 당장 다음 확장팩은 카드의 단일 성능을 요구할 수 있다. 용의 해의 하스스톤이 다시 가젯잔에서 코볼트에 걸친 덱 단위 메타로 회귀할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8. 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했다면 투자한 가치도 가성비에 포함해야 한다.


상어의 혼은 4코스트 0/3, 다른 카드의 가성비를 높이는 능력을 가진 카드다. 그러나 이때 상어의 혼의 가격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상어의 혼과 엘프 음악가를 조합해 하수인을 넷 뽑았다. 엘프 음악가는 분명 4코스트 3/2에 연계로 하수인을 둘 뽑아야 하지만 상어의 혼을 통해 카드를 두 장 더 뽑을 수 있었다. 상어의 혼은 엘프 음악가의 가성비에 기여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가성비가 만족된 것은 아니다. 상어의 혼은 카드를 두 장 뽑았지만, 이는 4마나와 카드 1장으로 이루어낸 결과다.


심지어 그마저도 훌륭한 연계 능력을 가진 카드와의 조합이다. 상어의 혼이 없었다면 엘프 음악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나, 상어의 혼을 고려해 엘프 음악가를 사용했다면 상어의 혼이 얻은 2드로우는 온전한 2드로우가 아니다.

(상어의 혼이 얻은 표면적 이득) - {(상어의 혼이 없을 때 엘프 음악가 대신 할 수 있었던 플레이의 이득) - (상어의 혼이 없을 때 엘프 음악가의 이득)}이 상어의 혼이 얻은 진정한 이득이다.


단적으로 1/1 하수인과 2/2 하수인 중 하나를 선택해 소환할 수 있는 영웅 능력을 가정해 보자. 보통은 2/2 하수인을 소환하는 것이 이득이다. 하지만 필드에 공격력이 1인 하수인을 소환했을 때 그 하수인에게 +2/+2를 부여하는 밥통 고블린이 있다면 1/1 하수인을 소환해 최종적으로 3/3 하수인을 남기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밥통 고블린은 표면적으로 +2/+2의 이득을 제공했지만 2/2 하수인을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이득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득은 +1/+1에 불과하다.


(상어의 혼의 효율에 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그마저도 손에 상어의 혼과 함께 사용할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았다면 2드로우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


9. 덱에 있는 카드를 파괴하는 효과는 유난한 불쾌감을 낳는다.


덱에 있는 카드는 어디까지나 미래에 뽑힐 가능성이 있는 카드다. 정말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손에 있는 카드와는 차별화된다. 그러나 덱에 있는 카드, 특히 맨 위에 있는 카드가 파괴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어야 할 카드를 잃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정작 자신의 손은 바로 그 아래의 카드로 채워지는데 말이다. 물론 덱의 맨 아래를 보는 매치업에서는 덱의 일부를 파괴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상대의 카드 한 장을 지우기 위한 목적으로 상대의 덱의 맨 위를 지운다고 생각해 보자. 만약 상대의 키 카드가 파괴된다면 분명 게임은 훨씬 유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카드가 파괴되었는지 공개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카드 공개는 전술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단순히 카드를 파괴하는 효과는 카드가 공개되지 않더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하스스톤의 노움페라투가 카드를 파괴하고 그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과연 노움페라투는 키 카드를 태우는 영웅일 수 있을까.


덱의 끝을 보지 않는 한(탈진은 물론 서치 카드 및 소집 카드가 한계를 보이는 것을 포함) 노움페라투의 카드 파괴 효과는 상대의 덱 맨 위의 카드를 맨 아래로 내리는 것에 불과하다. 덱에 있는 카드의 순서가 공개되지 않은 카드 게임에서 자신 혹은 상대의 덱을 마음대로 섞는다고 해서 그것이 승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https://blog.naver.com/sihoon052/221338756204

노움페라투의 능력에 관한 증명은 위 링크에서 자세히 해두었다. 9번 항목은 증명 과정이 생략되어 있으므로 반대 의견을 가진 토론자를 설득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따라서 9번 항목에 대한 반론은 위 링크를 통해서만 받도록 하겠다.)

10. 덱은 생각보다 두껍다.


말 그대로 덱은 생각보다 두껍다. 꽤 후반을 바라보는 매치업에서도 홀수 전사, 컨트롤 법사, 컨트롤 흑마와 같이 탈진전을 직접적인 승리 플랜으로 보는 몇 아키타입을 제외하면 덱의 완벽하게 소진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또한 팔도레이 순찰자의 거미와 같이 게임 중반에 들어간 카드가 나올 확률은 보편적인 인식보다 다소 낮다.


번외 1.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공작 켈레세스는 출시 전 숱한 저평가를 받았지만 다섯 확장팩에 걸쳐 수많은 어그로 덱을 지탱하고 해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은 명예로운 야생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공작 켈레세스를 저평가했던 사람보다 고평가했던 사람이 켈레세스에 대해 제대로 평가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답보다 풀이다. 만약 켈레세스를 저평가했던 사람이 2코스트 카드의 입지와 켈레세스가 잡히지 못할 현실적인 가능성을 고려해 켈레세스를 저평가했지만 결국 카드를 완벽하게 읽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켈레세스를 고평가했던 사람이 단순히 덱에 있는 모든 카드에게 +1/+1을 부여하므로 2코스트 25/25 카드로 취급했다면 대상을 켈레세스에 한정하더라도 좋은 카드 평가를 내린 것은 전자다.


인간이 내리는 카드 평가는 완벽할 수 없다. 카드가 완전히 공개된 뒤의 카드 평가를 인정하는 것 역시 게임의 모든 규칙이 공개되면 그 규칙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분석해 메타 변화를 완벽히 읽어낼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과 연관되어 있으나, 사실 경우의 수는 아주 약간만 틀어져도 나비 효과에 의해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결국 카드 평가 역시 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다수의 표본으로 다져진 높은 정답률은 뛰어난 카드 평가 능력을 방증할 수 있고, 인간으로서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논리에 따라 최대한 정답률을 늘리는 최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때 비록 정답을 맞히지 못했더라도 높은 정답률을 선택한 플레이어를 비판할 수 없다. 이는 하스스톤의 판단과도 유사하다. 복잡한 논리 속에서 플레이어는 두 가지 수 중 더 적은 카드를 배제하는 방법을 선택했지만(단, 보상은 동일하다.) 마침 그 카드가 상대의 손에 있어서 패배했다고 하더라도 그 플레이어가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펠레마냥 카드 평가의 정답을 빗겨간다고 해도 풀이 과정이 훌륭했다면 그 카드 평가는 좋은(완벽하지는 않지만) 카드 평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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